[ 행복한 택배 아저씨 ]
저기 저 멀리 보이는 트럭에 막 타려고 문을 열고 있는 아저씨가 한분 계신다.
커피 한잔하며 테이블에 앉아 있으니 저 멀리서 큰 박스 2개를 2층으로 쌓아올려 두 팔로 한아름 가득 안고 오시길래 벌떡(?) 일어나 출입문을 살짜기 열어주었다.
'Thank you!' 그리고 'You're welcome!'
감사인사에 가볍에 화답하고 앉아 있으니 몇 분 채 지나고 않고 다시 그 문을 통해서 나오시는데...
무엇이 그리 즐거운지 휘파람과 콧노래를 흥겹게 부르시면서 다음 목적지로 가기 위해 본인의 차로 가벼운 발걸음으로 걸어 가고 계셨다.
또 하나의 일을 끝내서? 아님 오늘 좋은 일이 있어서 혹은 있을 거라서? 아님 그냥?
그 모습을 보면서 얼마나 부럽던지...
여기 미국인들을 보면 굉장히 여유롭다. 무언가를 하기 위해 엄청나게 분주하게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세분화되어 있는 역할분담, 그리고 계획, 불필요한 시간 제거, 효율적인 시간관리 등을 통하여 여유롭게 움직이더라도 어느 새 그 일들이 처리되어 있도록 한다.
주변 공원을 가보더라도, 내가 상대하는 고객사들도 그 외의 대부분의 미국인들이 그렇게 움직이더라.
물론 그들의 모습으로만 모든 미국인들을 일반화하진 않는다. 그런 사람들도 있고,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내가 여기 와서 느낀 그들의 모습을 분명 그러했다.
2013년 세계행복 보고서에 따르면.... (John Helliwell, Richard Layard and Jeffrey Sachs 공동 연구)
1위 덴마크, 2위 노르웨이, 3위 스위스를 비롯하여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유럽의 대다수 나라가 상위권을 차지하였고, 우리나라는 41위를 차지하였다.
상위권과 우리나라 사이에는 호주(10위), 미국(17위), 프랑스(25위), 독일(26위) 등 선진국도 많이 포함되어 있지만,
아랍에미리트(14위), 파나마(15위), 룩셈부르크(19위), 벨기에(21위), 오만(23위), 쿠웨이트(32위), 사우디 아라비아(33위), 체코(39위) 와 같은 나라도 많았으며,
의외로 일본(43위), 이탈리아(45위), 홍콩(64위), 그리스(70위), 중국(93위)과 같이 우리나라 보다 상대적으로 행복해보일 것 같은 나라들도 후순위로 있긴 있었다.
하긴 이런 것들이 무슨 소용이겠는가? 어차피 나 스스로가 어떻게 살고 있고, 느끼는가가 더 중요한 세상이지 않겠는가?
내가 말하고 싶은 건 그 택배 아저씨처럼 내가 지금 행복하게 살아가고 있는가 일 것이다.
이제는 여기 다시 올 수 있을까? 그리고 이제는 돌아갈 생각에 더욱 소중한 이곳에서의 시간이 그리워진다.
여기서 지내면서 스스로 다짐했던 일들이 국내 일만 생각하면 여지없이 무너지는 나의 무기력한 의지를 보면서 내 탓인지 혹은 그들 탓인지도 모른채 나는 또 낙담하고 만다.
하지만 그렇게 나 자신을 그러한 상황 속에서 허우적대도록 방치하지 않도록 내던져지지 않도록 또 다른 다짐도 하지 않았는가?
그 마음을 다시 다잡는게 얼마나 어렵고 힘든 현실임을 알지만 그래도 이 순간과 더 나은 미래와 우리 가족의 행복을 위해서 나 자신을 더욱 더 채찍질을 하며 때로는 달래며 여러가지 방법으로 나를 다잡아 본다.
나도 휘파람과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일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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