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에 있는 세월호 합동 분향소 다녀왔습니다.
사실 벌써 다녀왔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개인적인 사정으로 인하여 늦었지만 이제야 다녀왔습니다.
임시분향소와 공식적인 합동분향소가 차려질 때만 하더라도 많은 이들이 찾았지만 49제를 막 넘긴 오늘은 굉장히 한산 하기만 했습니다.
붐빌 때 먼저 다녀온 이들은 사람들에 밀려 분향만 잠시하고 나올 수 밖에 없었던 상황에 비하면 저는 굉장히 오랜 시간동안 분향을 할 수 있었던 것이 굉장히 좋았습니다.
입구에서 분향 안내를 받으며 입장한 후 분향소에 차려진 하나하나의 모든 영정들을 마주하며 이윽고 내 자신이 더욱 더 미안함에 그들을 마주할 수 없을 만큼 고개가 숙여집니다.
일반 희생자의 영정들을 지나 곧이어 단원고 학생들의 영정들이 나옵니다.
그 영정들 앞에는 그들을 그리워하며 적은 메모, 편지 그리고 고등학생이어 더욱 좋아할 그들을 위한 간식들이 놓여져 있었습니다.
하나하나 모든 메모와 편지들을 읽어내려가며 그들을 애타게 기다리던, 그리워하던 이들의 마음이 내 가슴 가득 느껴집니다.
어떻게 이들을 떠나 보낼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발생하였는지 안타깝기만 합니다.
세월호 침몰을 생방송으로 지켜보면서 전원구조란 오보를 믿으며 안도했고, 사실이 아니란 보도에 더욱 분노하였습니다.
그래서 나는 진실을 위해 더욱 노력하는 뉴스타파, 고발뉴스와 같은 언론을 더욱 지지하고 후원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진실을 알기 위해 스스로 노력해야 하는 이 사회가 너무 부끄럽습니다. 국민의 알권리를 박탈당하고 내세워진 거짓을 들어야 하는 이 사회가 너무 치욕스럽습니다.
마지막 한명까지 모두보고 나오면서 차마 그들을 보며 눈물을 흘릴수도 없었고 방명록을 적을 수도 없었습니다.
내가 그들을 위해 한 일이 너무도 없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6.4 지방선거가 있는 날입니다. 밤이 되면서 결과들이 속속 밝혀집니다.
나의 소중한 한표의 결과가 희생자들의 조그마한 위로가 되었으면.... 더욱 더 좋은 결과로 이 나라가 더욱 진실되어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6월 18일...
와이프와 딸아이를 데리고 안산에 볼 일을 보러 왔다가 다시 한번 더 분향소에 들렀습니다.
그렇게 재잘대던 딸아이는 '분향소 안에서는 조용히 해야해'라는 나의 작은 부탁을 너무나도 잘 들어주었습니다.
지난 번과 똑같을 줄 알았던 분향소 안에는 그들을 그리워하며 적었을 편지들과 그들이 좋아했을 간식들이 새롭게 더 놓여져 있었습니다.
분향을 마치고 나온 딸아이가 저에게 '내일 다시오자'고 묻습니다. 왜 그러냐고 되물었더니 '언니, 오빠들이 너무 이뻐서 다시 보고 싶어'라고 대답합니다.
순간 가슴이 먹먹해집니다.
5살 짜리 딸아이도 이들이 이쁘고 다시 보고 싶다고 말합니다. 이들의 가족은 어떨까요? 가족 아닌 제가 봐도 가슴이 찢어질 듯하고 딸아이도 보고 싶다고 얘기하는데...
할 말을 잃습니다.
더욱 용기를 내어야 겠습니다. 우리 딸아이가 살아갈 내일의 기본적인 상식이 살아 있는 세상을 위해서...
'네모난 세상 이야기 > 네모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BUMPER... 그 BUMPER는 아니고...ㅎ (0) | 2014.12.14 |
---|---|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0) | 2014.07.12 |
추억돋는 GMC TERRAIN (0) | 2014.04.21 |
침몰한 세월호에 있는 학생들 무사히 돌아오길 바랍니다. (0) | 2014.04.19 |
[뉴스타파] 달력을 이제서야 찾았어~~~ (0) | 2014.03.24 |